지난 8월 5일에 무슨일이 있어났는지 기억나는 사람이 있을까? 그 날은 갑작스럽게 전세계 증시가 급락했던 날로 코스피를 대표로 얘기해보자면 전날 종가 대비 8.77% 하락이라는 역사적인 폭락을 기록했으며, 실 포인트 기준 -234.6를 기록하며 절대값으로 역사상 최대 하락폭을 기록한 날이다. 누군가는 원인도 모를 폭락이었으며 누군가는 터질것이 터졌다라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나 역시 우려하던 일이 터졌다고는 생각했으나 말도 못할 하락폭에 정신을 차리기 어려웠다. 이유가 무엇이었을까? 원인을 하나로 뽑기는 어려우나 그 안에는 일본의 금리 인상으로 촉발된 엔캐리 청산에대한 심리적 압박이 내재되어 있다. 해서 엔캐리 청산이란 무엇이고, 일본의 금리 인상이 어떤 영향력을 보일 수 있는지 알아보도록 하겠다.
<엔캐리 트레이드란>
엔캐리 트레이드가 뭔지부터 알아보자면, 간단히 말해 일본의 엔화를 빌려 다른 나라의 자산에 투자하는 것을 의미한다. 왜 엔화를 빌려서 다른 나라의 자산에 투자를 할까? 이유는 일본의 저금리 정책에 있다.
일본은 오랜 기간동안 0%에 가까운 저금리 정책을 펼치며 경기를 부양하고 있다. 실제로 미국을 비롯한 세계 대다수의 경제 강국들이 코로나 이후 점차 금리를 인상하는 고금리 정책을 펼치고 있었는데, 일본은 여전히 0%에 가까운 저금리 정책을 펼치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의 국채를 비롯한 기준 금리는 4~5%를 넘보는 것과 반대로 일본은 예금 금리등 대다수의 금리 역시 0%에 가깝게 된다. 따라서 적은 이자를 통해 대출을 받아 해외의 높은 금리 예금 또는 채권 이자를 받으면 수익을 올릴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것을 엔캐리 트레이드라고 하며, 일본의 자산가들 외에도 많은 금융사들이 엮여있는 엄청난 규모의 트레이드 방식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그 규모는 정확히 추산되지 않으나, 적게는 1조 달러(약 1300조)부터 20조 달러까지 추산 되는 엄청난 자산 규모이다. 국내 증시 규모를 생각하면 이 엔캐리 트레이드의 향방으로 국내 증시가 휘청거리는 것은 일도 아니란 생각마저 든다.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 개념과 이유>
그렇다면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은 무엇일까? 말 그대로 일본과 타국가간의 금리차를 이용한 이 트레이드를 청산하는 것이다. 즉, 다른나라의 자산을 다시 빼서 일본의 엔화로 돌려 청산하는 것을 의미한다.
왜 엔캐리 트레이드를 청산할까? 라고 묻는다면 엔캐리 트레이드의 원리에 답이 있다. 바로, 일본과 투자국가 간의 금리차가 줄어들어 해외에 투자하는것의 메리트가 사라지게 되면 리스크가 부각되고 결국 다시 엔화로 돌려 대출을 청산시키게 되는것이다. 문제는 그 규모가 상상을 초월한다는 것에서 기인한다.
자, 서론이 길었다. 그럼 8월 5일의 증시 쇼크로 다시 돌아가보자. 왜 이런일이 일어났을까? 이는 8월5일보다 5일 전 7월31일로 조금 더 거슬러 올라가보면 답이 나온다. 일본 BOJ(Bank Of Japan)에서 일본의 기준금리를 0.1%->0.25%로 인상한다고 발표했기 때문이다. 사실 0.25%라고 해도 미국이나 우리나라의 기준금리에 비해 터무니 없이 낮은 금리이다. 하지만 그 어떠한 대내외 환경에도 굴하지 않고 저금리 정책을 고수했던 일본이 이례적으로 금리를 인상했기 때문에, 추가적인 금리인상이 당연시 되었다. 특히 연내 0.5%까지 올릴수 있다는 인상 한도를 발표한 일본은행 총재의 발언은 증시에 공포를 불러일으켰다. 그 공포들이 쌓여 작은 시그널들을 지속적으로 쌓이게 만들었고 자동매매 프로그램의 트리거가 되지 않았을까 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물론 이후 증시의 파괴적인 급락으로 인해 0.25%로의 금리인상 이후 다시 조심스러운 입장을 고수하게 되며 한여름밤의 꿈같은 해프닝으로 일단락 됐으나 여전히 리스크는 남아있다고 봐야한다.
즉, 정리해보자면 일본의 경제가 조금씩 살아나 정상적인 인플레이션이 지속되면 다시 금리인상 카드를 고려할 수 밖에 없고 역설적이게도 일본의 경기 호황은 전 세계적인 증시 폭락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다. 가뜩이나 복잡한 증시환경에서 미국증시만 투자할건데 일본 경제까지 고려해야해? 라고 생각할수도 있다. 내 대답은 당연히 신중하게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자산을 불리는것은 정말 힘든일이지만, 투자 시드가 날라가면 이것을 메꾸는데에는 훨씬 더 많은 노력이 들어간다.
모두가 성공적인 투자와 경제적 자유에 다가가기 위해서 신중한 투자가 되었으면 하며, 투자환경에 어떤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지 인지할 수 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