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들어 꾸역꾸역 오르기 시작했던 달러환율은 심리적 마지노선으로 여겨졌던 1400원을 훌쩍넘어 1450원까지 안착했다. 기존의 1200~1300원에 익숙했던 나에게는 꽤나 낯선 숫자다. 여기서 무서운점은 지금 1450원에서 꺾이는것이 아니라 1500원대까지 올라갈 수 있다는 것이다. 역사적으로 환율이 1500원을 넘어선경우가 드물었기 때문에 국내 투자시장에 엄청난 영향을 불러일으키지 않을까 우려되는 상황이다. 그럼 환율은 왜 오르고 있으며, 환율이 오른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할지 알아보도록 하자.
환율이 오르는 이유는 무엇일까?
환율은 굉장히 복합적인 요소에 의해 결정되기 때문에 방구석에서 공부하는 나로써는 정의내리기 힘들다. 다만 최근 환율이 급등하는 이유에 대해 조금이나마 정리해보는 것은 가능할것 같다. 어떤 환경에서 무슨 이유로 상승하는 것일까?
1. 거시적 관점에서의 접근
아래를 보면 거시적인 관점에서 큰 흐름인 미국과 한국과의 금리로 어느정도 설명되는 듯 하다. 첫번째 차트는 지난 15년간 원달러 환율차트인데 초반 엄청난 환율상승이 있었던 글로벌 금융위기(리먼사태) 이후 빠르게 안정되어 유지되다가 지난 2018년쯤을 기점으로 상승하는 흐름을 보여준다.
자 이제 그 아래있는 한국-미국 간의 기준금리 비교 차트를 참고해보자. 약 15년이라는 기간안에서 한국이 미국대비 높은 금리를 유지하던 2017년까지는 대체적으로 안정된 모습을 보여주고 한미 기준금리가 역전되는 2018년을 기점으로 환율이 오르기 시작하며 다시한번 기준금리의 역전이 일어나는 2022년을 기점으로 평균적인 박스권을 벗어나는 상승세가 지속되는것을 볼 수 있다. 따라서 거시적인 관점 즉, 큰 흐름은 한국 미국간의 기준금리에서 힌트를 얻을 수 있고 기준금리의 역전은 곧 양국의 경기상황을 어느정도 보여주기 때문에 한국의 상대적인 경기침체와 미국의 경제호황이 맞물리며 만들어낸 결과로 볼 수 있다.
2. 최근 급등하는 원인
최근 환율이 한번 더 급등한 원인으로는 모두가 알고있는 계엄사태로 인한 한국이라는 시장에 대한 불안감이다. 국내 정국이 불안해짐에 따라 해외 투자자산이 빠져나가고, 또한 대규모 이탈세로 인한 불안감은 다시 안전자산인 달러로 집중되면서 악순환을 일으키고 있다. 현재 국내투자자산의 해외 이탈세는 진행형으로 볼 수 있고 어디까지 갈지 전문가들의 의견역시 엇갈리고 있다.
원달러 환율 1500원 시대가 열릴까?
과거 원달러 환율이 1500원을 넘었던 사례는 단 2번이다. 바로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모를 수 없는 IMF 사태 (국가부도) 와 리먼발 글로벌 금융위기이다. 이 2차례의 비정상적인 시점을 제외하고 원달러 환율이 1500원을 넘은적은 없었다. 그럼 이 불안한 숫자인 환율 1500은 다시 한 번 오게될까?
이미 심리적 마지노선이던 1450원대를 터치 한 지금 외환당국은 환율방어를 위해 전방위 적인 대응에 나서고 있다. 지금까지 다소 소극적인 대응이 이어졌으나 심리적 마지노선이 무너지는 것만큼은 방어해보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일단 당장 환율상승에 대한 억제는 이어질것으로 보이나, 내년에도 환율 방어에 성공할 수 있을까? 우리는 어떤 관점에서 환율의 추세를 예상해볼 수 있을까? 힌트는 위에서 언급한 한국-미국간 금리와 경제환경을 지켜보면 된다.
1. 미국의 금리 정책
먼저, 미국의 연준은 최근 내년도 금리인하를 기존의 4회 예상에서 2회 예상으로 금리 인하 축소 정책기조를 보여주고 있다. 이 말은 다소 낮아질것으로 예상됐던 미국의 기준금리가 생각보다 높게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고, 불안한 경기 상황에 따라 금리 인하를 진행하고자 하는 한국에게는 다소 불리한 환경이 조성된다고 볼 수 있다. 즉, 고환율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이다.
2. 차기 미국 대통령 트럼프의 정책
차기 미국 대통령이 트럼프라는것을 모르는 사람은 드물것이다. 그리고 트럼프의 정책은 언제나 미국 우선주의로 귀결되는것 또한 상당수가 알것이라 생각한다. 그럼, 미국 우선주의가 계속될경우 환율엔 어떤 영향을 끼칠 수 있을까? 이러한 정책은 결과적으로 미국 자본시장에 대한 선호도를 높일 것이고 결과적으로 강달러 현상을 지속시킬것으로 예상된다. 즉 달러의 가치가 높아진다는 것인데, 이 역시 환율을 높이는 상방 압력을 줄것으로 예상된다.
3. 한국과 미국의 경제 상황
이는 1번 금리정책과 간접적인 영향이 있으나, 별도로 생각해도 좋을 것 같다. 현재 우리나라의 예상 경제성장률은 지속적으로 낮아지는 반면, 미국은 계속해서 양호한 경제성장률이 예상되고 있다. 이런 상반된 경제상황은 투자자들로 하여금 국내 투자에 대한 매력을 떨어뜨리게 되고 결국 국내 투자시장의 자산이 이탈되는 원인이 된다. 상투적인 말이지만 앞으로 한국의 경제 상황이 향방을 가를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고환율의 긍정적, 부정적 영향은 무엇일까?
그 끝은 알 수 없으나 환율이 높게 유지될 환경이라는 것은 어느정도 예상되는 것 같다. 그렇다면 이런 고환율 환경은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끼치게 될까? 물론 여기에 나열하기 힘들정도로 복잡하고 많은 영향이 있겠지만 나는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으로 나누어서 생각해볼까 한다.
<긍정적 요소>
1. 수출 기업들의 이익 증가 : 먼저 수출을 통해 경제를 성장시키는 우리나라의 특성상 환율이 높아짐에 따라 이익을 볼 수 있다. 특히 자동차 산업이나 반도체와 같이 수출을 주로하는 기업들은 단기적으로 환차익에 따라 이익이 증가하는 효과를 볼 수 있다.
2. 가격 경쟁력 상승 : 원화의 가치가 떨어짐에 따라 수출 기업들의 가격 경쟁력이 상승하여 단기적으로 수출량 증가와 같은 긍정적인 효과를 볼 수 있다.
<부정적 요소>
긍정적 요소는 많지 않으나, 부정적 요소는 간단히 말하기 힘들정도로 많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 중 내가 생각하는 중요한 몇가지 요소만 정리해보려고 한다.
1. 수입 원자재 가격 상승 : 수출을 많이하는 만큼 수입의 규모역시 클 수 밖에 없는데, 특히 우리나라는 대부분의 원자재를 수입해오기 때문에 환율의 상승은 원자재 가격을 상승시키고, 내수 기업의 수익성 악화 및 물가상승으로 이어질 위험이 크다.
2. 국내 투자자본 심리 위축 및 이탈 : 환율이 계속해서 올라가게 되면 국내에 투자한 투자자들에게 환차익 손해의 리스크가 상승하게 되어 국내 투자심리가 더욱 위축될 수 있다. 이로인해 국내 투자자본이 빠져나가게 되는 악순환이 이어지기 쉽다.
3. 기준금리 상승 압박 : 위의 큰 두가지 경기 악화현상을 막기위해서는 결국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압박이 강해질 수 있다. 이는 앞으로의 경기에 긍정적인 전망보다 부정적인 전망이 앞서는 상황에서 경기를 부양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인 금리인하가 불가능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금리 인상이 진행될 경우 기업 및 가계의 부채 상환 부담을 높이는 배경이 될 수 있다.
지금까지 환율에 상승 배경과 이에 대한 전망까지 정리해봤다. 언제나 미지의 영역은 공포심을 극대화하는데, 환율 1500원이라는 숫자는 국내 개인투자자들 뿐만아니라, 기업과 가계와 더불어 국가적인 차원의 공포를 불러일으키지 않을까 생각한다.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당분간 국내투자보다는 미국시장에 투자하는것이 상대적으로 안정적이지 않을까 생각한다.